예전엔 글쓰기를 좋아했었다.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 좋아는 했었다.
감성이 앞섰을 때 조그만 어떤 사건들에 혼자 감성에 젖어 짧은 문장으로 때론 단 한 줄로 내 생각을 블로그에 써놓고는 몇 달후 그 글들을 다시 읽으면서 괜시리 내 글에 심취하여 "어떻게 저런 문장을 썼었지?"하며 "내가 글 쓰는데 소질이 있나"하는 말도 안되는 판타지를 펼치며 우쭐해 한적도 있었다.
한 문장이일지라도 매일 일기를 썼고,
매일 짧은 글귀들을 읽으려 노력했고,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발견하면 다이어리에 메모하거나 내 블로그에 붙여넣어 언젠가 다시 읽을 수 있도록 보관하기도 했다. 하나의 취미이자 습관인 셈이었다.
그런 식의 나만의 일기를 안 쓰게 된 것은 믿을 수 없게도 5년이 넘었다.
독일에 오고 부터다.
독일에서의 첫 1년은 독일에서의 내 생활을 추억들을 남겨두기위해 노력했다.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예상하건데 이 곳에서의 시간이 매우 짧을 수도 있을거라 생각했었기에..
그리고 결정적으로 매일매일 기록해두지 않을 수 없는 새로운 생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년째가 되고, 3년이 되고 나는 일기를 쓰고 내 생각을 기록하는 일이 드물어졌고, 어떤 날은 독일어에 허덕이다가 지쳐 한국어로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날도 있었다. 그리고 언젠간 돌아가서 다시 살게 되겠지 라며 스스로에게 희망을 주었던 시간들이 지나가고 7년이 되었다.
지난 5년 메모도 일기도 어떠한 것도 기록하지 않은 내 과거는 불러일으킬 수 없는 기억하고 싶어도 그 기억을 찾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 시간들로 부터 결코 얼마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날 어떤 일이 나에게 벌어졌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이 사실이 너무 슬프다.
나의 일기를 꺼내 읽어보는 것, 과거로 잠깐 돌아가는 것 그 행위는 흘러간 시간들에 대하여 나를 위로하기도 했다. 일기를 쓰고 다시 읽어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행위인 것인데 이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았으니 읽을 수도 기억들을 떠올릴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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